🎤 폐기물 산업이 크려면 판이 바뀌어야 해요

🎤 폐기물 산업이 크려면 판이 바뀌어야 해요 - 김경은 기자 인터뷰

폐기물 산업 전문 기자에게 듣는 인사이트 🙌

2023. 7. 6.

#12 🎤 폐기물 산업 전문 기자 김경은 기자 인터뷰

[SPECIALLETTER] 김경은 기자 Interview

올해 3월, 한참 폐기물 관련 리서치를 하던 중 뭔가 톤이 다른 생생한 느낌의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바로 김경은 기자님의 기사였죠. 기자님께 연락을 드려 뵙고 말씀을 나누었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더 많은 분들께 기자님을 소개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영향력이라는 표현 자체가 걸맞지 않을 정도고 매체라고 할 수도 없는 저희 VUS 뉴스레터 인터뷰이로 모시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경은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폐기물 산업에 대한 기자님의 풍부한 인사이트를 구독자 여러분도 얻어 가시길 바라며, 기자님의 뉴스룸에 들러서 더 많은 인사이트와 정보를 접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경은 기자님 뉴스룸 보러가기

🎤 인터뷰 3줄 요약

1. 폐기물 문제에 대한 경제・산업적 관점에서 터질 문제들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2. 폐기물 산업과 시장의 파이가 커지려면 현재의 판이 바뀌어야 합니다.

3. 폐기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필수이며, 이 부분이 스타트업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Q. 기자님 안녕하세요,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기자님과 처음 만나는 VUS 뉴스레터 구독자분들을 위해, 기자님과 기자님의 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데일리 사회부 기자이자 VUS 뉴스레터 구독자 김경은입니다. 이렇게 VUS 뉴스레터를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

저의 첫 직장은 증권회사였는데, 영업이 체질에 안 맞아 2년여가 안돼 그만두고 기자로 커리어 전환을 했습니다. 경제 매체 기자로 10년 넘게 일하며 경제, 금융, 증권, IB, 거시경제 등 분야를 주로 취재해왔고, 기자 13년 차를 맞은 2020년 말 처음으로 경제 분야를 떠나 사회부로 왔습니다.

이 부서 이동이 저에게 큰 전환점이었는데요. 경제일간지에서는 사회부가 변방 부서란 인식이 강하거든요. 처음에는 걱정으로 밤잠도 설쳤는데, 지금은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인생에서 주류와 비주류가 뒤바뀌었습니다. 사회부 기자로서 다양한 환경 문제와 안건들을 취재하면서 환경과 경제를 연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게 되었고요. 이제는 환경 문제가 경제에 변수가 되는 시대가 왔다는 점에서 자본시장과 금융, 정책과 산업을 연계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요즘은 저의 평생의 업(業)을 찾은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푹 빠져있습니다.

Q. 국내에서 유일한 폐기물 산업 전문기자라고도 하실 수 있는데요.

'폐기물 산업' 그리고 '환경 문제'를 취재 주제로 깊이 파고드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우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환경부에 왔으니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써볼까?' 하며 취재 거리를 찾던 중, 22년 5월 19일 ‘국제사회의 탈 플라스틱 협약 논의를 위한 이해관계자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토론회에서 폐기물과 환경 문제에 대한 빈약한 국가적 관심을 두 눈으로 확인했고, 바로 이날 환경 문제를 앞으로의 업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문제는 이미 오랜 기간 국제사회에서 논의가 이뤄져온 문제인데요. 대한민국의 폐기물 산업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해묵은 문제들이 많아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기 어려운 여건입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둘러싼 학계, 연구기관, 기업체, 정부 및 관련 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관련 전문가 풀(Pool)이 부족해 주제 발제자를 찾기 힘든 수준에 가까웠고, 언론에서도 저를 포함해 두 명의 기자만이 모습을 나타냈을 뿐이었습니다.

국가적 관심 및 언론의 관심이 적다는 당시의 상황이 안타까웠지만, 그와 동시에 경제와 산업적 관점에서 터질 문제들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언젠가는 언론이 폐기물 산업 분야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으리란 확신도 들었고요. 취재 경쟁이 없는 이 분야를 그 반대로 만들어 보겠단 욕심도 생겨 지금처럼 폐기물과 환경에 관련된 취재를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 김경은 기자의 취재 노트가 더 궁금하다면 👇

1️⃣ ESG에 ‘K’를 입혔더니 나온 것은, 이데일리 , 2023.05.14
2️⃣ 대한민국 순환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이데일리, 2023.04.02

3️⃣ 금맥으로 떠오른 폐기물…포지티브식 규제에 막힌 순환경제, 이데일리, 2023.03.12

👉 더 많은 기사는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뉴스룸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폐기물 산업 관련 취재를 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독일에서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를 직접 만나 취재했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폐기물 문제는 사실 재활용도 재사용도 ‘폐기물 감축’만큼 효과적일 수 없어 많은 논쟁점을 남기는데요. 독일에 거주 중인 비건이자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인 최미연 씨를 만나 그의 삶을 직관하고 난 이후 제 가치관이 바뀌었습니다.

그녀의 옷장엔 바지 4벌, 외투 5벌이 전부였고, 텀블러 2개를 수년째 쓰며 물건을 사고 남은 포장 용기들을 보관 용기로 재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소비가 아닌, '제로 웨이스트'라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순환 경제와 폐기물 문제가 이렇게 한 개인의 삶을 직접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더 열심히 촉구해야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대한 더 자세한 아티클 👇

1️⃣ "독일 제로웨이스트 생활, 한국보다 스트레스 줄었죠", 이데일리, 2022.11.30

2️⃣ '쓰레기 없는 삶 위해 영국으로 떠났습니다', 오마이뉴스, 2022.01.15

3️⃣ 제 1회 '세계 제로웨이스트의 날'을 소개합니다, 더피커, 2023.03.23

Q. 독일에 가셨을 때, 환경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으셨을 것 같아요. 독일에서 발견한 특별한 인사이트가 있었을까요?

독일 취재가 쉽지는 않았지만 환경분야 취재엔 꽤 열려있었습니다.

환경 문제에는 모든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취재에 곧잘 응해주셨거든요. 독일에서 했던 가장 특별한 경험은 독일 소비자들의 검소함, 플라스틱 포장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듯한 독일 제품들, 모든 사회 전반에서 친환경적 거버넌스 구축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가장 부러운 것은 환경산업이 독일 경제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강하단 점이었습니다.

이렇게 몇 가지로 압축해 말씀드리자니 독일이라는 국가와 국민들의 모든 노력들을 격하시키는 것 같아 망설여지기도 하네요😅 독일의 1위 폐기물 업체인 레몬디스는 네슬레, H&M등 다국적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사업을 확장하며 돈을 아주 많이 벌고 있습니다.

관련한 책 출간을 준비 중인데, 빛을 볼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 (책이 출간되면 브이유에스 뉴스레터를 통해서 홍보해 드리겠습니다 ㅎㅎ)

🇩🇪 독일의 환경 산업 및 환경 기업에 대해 더 알아보세요 🇩🇪

1️⃣ 포장재 지옥 한국 vs 청정 독일…결정적 차이 낳은 원인은?, 이데일리, 2022.12.04

2️⃣ H&M, 독일 재활용기업과 합작해 패션 재활용 인프라 제공한다 , 임팩트온, 2023.02.21

3️⃣ Masterflex, Remondis enter into strategic collaboration, Sustainable Plastics, 2023.06.26

Q. 기자님이 보시는 한국의 폐기물 산업의 현황 진단과 전망도 궁금해지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영세성’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산업이라고 보기에도 미약한 수준이지요. 폐기물 산업의 영세성의 원인은 '수요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국내 환경산업의 수요가 미약한 것은, 성장 위주의 패러다임에서 국가의 주요 기반 산업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폐기물 문제에 있어 그 책임을 기업이 아닌 소비자에게 상당 부분 전가하기도 했고요.

Image by rawpixel.com on Freepik

폐기물 시장의 파이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당장은 산업적으로 커지기 힘든 구조라 판단됩니다. 소비자들에게 전가된 책임과 이에 따른 낮은 비용 책정으로, 국가(정확히는 지자체) 재정이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있는 현재의 판이 바뀌어야겠지요. 다만 긍정적인 것은 환경과 폐기물 문제, 그리고 환경 경영이 국제적으로 대두되는 지금의 흐름입니다. 국제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게끔 판이 바뀌고 있기에 한국의 폐기물 산업 역시 전환의 국면을 맞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Q. 국내 폐기물 산업에는 소수의 대기업&사모펀드가 주인공인 소각/매립 분야와 수많은 영세사업자들이 영위하고 있는 수집/운반 분야가 있습니다. 이 와중에 스타트업이 뚫고 들어갈 기회와 역할이 있다고 보시나요?

출처: 이데일리, (왼쪽부터) 황윤익 VUS 대표, 김무섭 에코비트 DI팀장, 고재성 같다 대표, 김근호 리코 대표

브이유에스 황윤익 대표님을 비롯해 폐기물 분야 여러 대표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사로도 쓴 적이 있는데요. 폐기물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DX)은 필수이며, 바로 이 부분을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 보입니다. 폐기물이 다시 원자재로 쓰이려면 최종 생산자에게 닿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보가 필요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가 공유되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경제 주체의 최정점과 끝단을 연계할 이 DX는 바로 스타트업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 폐기물 스타트업 관련 아티클을 준비했어요 👇

1️⃣ 6000兆 시장 선점 나서는 폐기물 DX 1세대들의 막전막후 , 이데일리, 2023.04.30
2️⃣ 같다, 대중교통 모빌리티 기업 '브이유에스'와 협약 체결, 벤처스퀘어, 2023. 06. 19

3️⃣ [스타트업 스토리] 폐기물 처리의 혁신 ‘리코’, 대한경제, 2023.03.08

Q.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지막으로 VUS 구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지금 유럽에선 탄소중립보다 순환 경제 담론이 더 핫합니다. 순환 경제는 SDG(지속가능발전) 그 잡채(?)입니다. 덜 쓴 자원, 폐기물의 순환성을 통한 자원 효율화가 앞으로 한국 경제의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에 Key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곧 우리나라에서도 순환 경제가 급부상하며 순환 경제 분야에서 돈을 많이 버는 유니콘 기업이 반드시 나와줘야 합니다.

"순환 경제 유니콘 기업, 그 선봉에 VUS가 앞장서길 기원하겠습니다."